리스트는 베토벤을 존경했고 그의 교향곡들에 깊은 애정을 가지고 있었다. 오케스트라 실연을 듣기 어려웠던 당시에는 베토벤의 교향곡들을 접하기가 쉽지 않았다. 이에 리스트는 베토벤의 교향곡들을 피아노곡으로 편곡하여 좀더 자주 연주되도록 하기로 결심했고 1843년 작업에 착수했다. 전곡 편곡은 근 30여년에 걸쳐 이루어졌는데 9번의 편곡이 특히 까다로웠다. 합창 없는 세 악장들만 해도 다른 8개 교향곡들에 비해 대위법적 구조가 더 복잡해 만족스러운 결과물이 잘 나오지 않았고, 특히 4악장의 성악과 합창 파트를 열 손가락 악보 안에 빈틈없이 압축시키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다. 그럭저럭 완성을 했지만 '베토벤 9번 교향곡의 피아노판'이라는 상징성이 더 강했으며, 독주 피아노 작품으로서는 앙상하고 부자연스러운 면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