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소송법 3

형사소송에서 법적 청문 원칙

Ⅰ. 청문원칙의 의의 법적 청문의 요청이란, 절차의 주재자가 경청하는 가운데 절차참여자에게 사실상ㆍ법률상의 문제에 대해 의견을 개진할 기회를 보장해야 함을 말한다. 이는 i) 주관적 측면에서 인간의 존엄성 및 그에 뿌리박고 있는 실질적 법치국가원칙에서 비롯되는, 근원적인 절차적 기본권인 ‘법적 청문권’으로 나타난다(경우에 따라서는 피고인ㆍ피의자 외에 다른 절차참여자도 이를 향유할 수 있다). 또한, ii) 객관적 측면에서, 절차참여자들의 공정한 논쟁을 제도적으로 규율하고 보호해야 한다는 절차규범, 즉 ‘법적 청문 원칙(Grundsatz des rechtlichen Gehörs)’으로 표현된다. 청문원칙은 인간의 인격에 대한 ‘존중의 기본원칙’으로서 법치국가적 형사소송의 핵심요소이므로, 청문기회 보장 여부..

수사지휘권 폐지와 수사권-기소권 분리

박영사ㅣ 박영스토리 - 박영사 www.pybook.co.kr 이번에 출간한 교과서에서 최근 몇년간의 수사권조정에 대해 아래와 같이 설명했다. 개론서인 만큼 조문해석 정도만 제공하는 선에서 그칠까도 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수사권조정 부분을 그렇게 무미건조하게 훑고 넘어갈 수는 없었다. 형사사법체계가 망가졌으면 어느 부분이 어떻게 망가진 것인지를 말해줘야지, 망가진 현상 그대로를 해설하는 데서 그치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 공저자도 나도 검찰과는 별 인연이 없는 까닭에(송무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렇겠지만, 악연은 있다) 오히려 눈치보지 않고 검찰친화적(?) 서술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구법에서는 검사가 수사를 개시할 수 있는 범위에 제한이 없었으나, 2020. 2. 4.자 검찰청법 개정으로 검사의 ..

형사소송법(변종필/나기업)

금번에 선생님과 함께 형사소송법 교과서를 출간하게 되었다. 머리말에는 쓰지 않았는데 이 책은 내가 로스쿨 2학년 때 시험공부용으로 만들었던 형사재판실무 필기노트에서 출발했다. 지금 법학전문대학원 형사재판실무 자료집의 내용이 그때와 대동소이하니 형재실 수업을 들은 사람이라면 친숙하게 느껴지는 부분들이 군데군데 있을 것이다. 현실지향성을 유지하고자 실무서적들의 내용을 대폭 반영했고 시중 그 어떤 교재보다도 하급심판례를 많이 소개했지만 그만큼 이론적 정합성과 논리일관성을 위해서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석연찮은 쟁점이 있으면 원고작업을 중단하고 그 주제로 논문을 발표한 후 다시 작업하기를 반복하다 보니 7년 넘게 걸렸다.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느냐고 묻는다면 "둘 다 잡았다"고 확실히 대답할 수는 있을 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