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 2

니콜라우스 아르농쿠르의 베토벤 교향곡 5번 마스터클래스

4악장 초반부에서 저음현 파트에 바순의 소리를 충분히 살려주라고, 비올라가 비브라토를 너무 많이 쓰면 클라리넷이 묻힌다고 경고하는 것이 인상적이다. 오케스트라에 사유할 기회를 부여하는 모습은 그야말로 아르농쿠르스럽다. 4악장 연습 중 다시 1악장으로 돌아가서, 'C장조가 이렇다. 그렇다면 C단조는 어떻게 연주되어야 하겠는가'라고 질문을 던진다. 도입부 1-5마디의 '빠바바밤' 부분에서는 독재자에게 속박당한 자의 몸부림을 예로 들며 '진정으로 고통스러운 포르티시모'를 요구하고, 6-9마디는 '독재자가 버티고 있고 경찰이 감시하고 있으니 너무 강하게 치고 나와서는 곤란하다'고 하며 흥분하지 말라고 단지 속삭이기만 하라고 조언한다. 6-9마디의 4개 마디는 단순히 덤덤한 피아노가 아니라, 1마디부터 5마디까지..

음악 2013.09.06

베토벤: 교향곡 7번 - 브루노 바일, 타펠무지크

교향곡 5번의 경우 전 악장을 관통하는 스토리가 있고 1,3,4악장에 비슷한 동기가 반복해서 제시된다. 암흑에서 광명으로 나아가는 기승전결이 가지는 설득력과 특정한 동기의 반복이 주는 통일성이 곡 자체에 내재되어 있기 때문에 전체적인 밑그림을 신경쓰지 않고 세부묘사에만 천착해도 해석의 공백이 잘 생기지 않고, 소규모 악단으로도 의외로 들을만한 연주를 현출할 수 있다(이것은 3번에서도 비슷함). 반면에 7번은 악장들의 통일성이 거의 전적으로 리듬에만 의존하는 편인데, 4개의 악장들이 각자 성격이 완전히 다른 독특하고 중독성 있는 리듬을 발산한다는 것 자체가 7번이 제시하는 주제라고 할 수 있다. 악장들 전체를 궤뚫는 의도적인 흐름이 내재되지 않은 작품이기 때문에 지휘자가 직접 밑그림을 만들어 줘야 하는데,..

음악 2013.0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