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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건사실론 [4] - 변제공탁

1. 序 금전채무의 이행은 원칙적으로 채권자의 주소에서 하여야 하므로, 어느 경우에나 변제공탁이 허용되는 것은 아니다. 민법 제487조는 수령거절, 수령불능, 채권자불확지의 세 가지 경우에만 변제공탁을 할 수 있도록 제한하고 있다(대개 문제되는 것은 수령거절과 채권자불확지). 원고의 금전청구에 대하여 피고가 변제공탁의 항변을 하기 위해서는 위와 같은 공탁원인사실과, 공탁금이 채무 전부를 만족시키기 충분한 사실을 주장∙증명하여야 한다. 2. 공탁원인 가. 수령거절 원고의 금전청구에 대하여 피고가 수령거절을 공탁원인으로 주장하려면, ① 변제의 제공을 한 사실 및 ② 채권자인 원고가 이를 수령하지 않은 사실을 증명하여야 한다. 다만 채권자가 미리 수령을 거절하였다면 변제의 제공 없이 바로 공탁할 수 있으며, ..

에드가르 바레즈 [1] - <밀도 21.5>

는 , , , 와 더불어 바레즈(Edgard Varese)를 대표하는 곡으로 20세기의 플루트 레퍼토리 중 걸작으로 꼽히는 작품이다. 프랑스 플루티스트 조르주 바레르(George Barrere)에게 헌정된 곡으로, 제목은 그가 가진 악기의 백금 밀도가 21.5인 데서 비롯된 것이다. 이 곡이 기계적이고 금속적으로 들리도록 의도된 작품이라는 설명이 오래 전부터 있어 왔으나, 이는 바레즈가 메트로놈 템포를 정확히 지키라고 요구하였을 뿐 그 외 다른 표현적 지시를 일절 하지 않은 점이나, 곡 제목에 특별한 정서적인 의미가 없는 점에서 비롯된 막연한 생각이다. 는 1883년에 태어나 포스트 바그너 전통의 최전성기에 젊은 시절을 보낸 음악가가, 템포의 자유로운 운용과 감정과잉이 심지어 미덕으로 취급되던 시대에 작..

음악/바레즈 2017.04.02

요건사실론 [3] - 변제

1. 변제의 항변 피고가 항변사유로서 변제를 주장하기 위해서는 원고에게 일정금원을 지급한 사실과 그 급부가 채무의 변제를 위하여 지급된 사실을 주장∙증명하면 된다. 변론주의는 주요사실에 대하여만 적용되고 그 경위, 내력 등 간접사실에 대하여는 적용이 없는 것이므로, 피고가 원고에게 직접 지급하였느냐 또는 그 수령권한 수임자로 인정되는 자를 통하여 지급하였느냐는 결국 변제사실에 대한 간접사실에 지나지 않는 것이어서 반드시 당사자의 구체적인 주장을 요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1993. 9. 14. 선고 93다28379 판결).변론주의는 주요사실에 대하여만 적용되고 그 경위, 내력 등 간접사실에 대하여는 적용이 없는 것이므로 甲이 乙에게 직접 지급하였느냐 또는 그 수령권한 수임자로 인정되는 자를 통하여 지급하..

요건사실론 [2] - 소멸시효

1. 序 채권자가 동일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복수의 채권을 가지고 이를 행사하는 경우 각 채권이 발생시기와 발생원인 등을 달리하는 별개의 채권인 이상 별개의 소송물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에 대하여 채무자가 소멸시효 완성의 항변을 하는 경우에는 그 항변에 의하여 어떠한 채권을 다투는 것인지 특정하여야 하고, 그와 같이 특정된 항변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청구원인을 달리하는 채권에 대한 소멸시효 완성의 항변까지 포함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그러나 채권자가 동일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복수의 채권을 가지고 있더라도 선택에 따라 어느 하나의 채권만을 행사하는 것이 명백한 경우라면, 채무자의 소멸시효 완성의 항변은 채권자가 행사하는 당해 채권에 대한 항변으로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3. 2. 15. ..

요건사실론 [1] - 상계

1. 序소송상 방어방법으로서의 상계항변은 그 수동채권의 존재가 확정되는 것을 전제로 하여 행하여지는 일종의 예비적 항변이다. 상대방의 동의 없이 철회할 수 있고, 그 경우 법원은 처분권주의의 원칙상 이에 대하여 심판할 수 없다. 그리고 상계항변이 제출되었으나 소송절차 진행 중 조정이 성립됨으로써 수동채권의 존재에 관한 법원의 실질적인 판단이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 상계항변의 사법상 효과는 발생하지 않는다. 상계항변에는 판결확정시 기판력이 생기고(민사소송법 제216조 제2항) 피고의 반대채권(자동채권)이 희생되므로, 법원은 이를 최후에 판단하여야 한다.피고의 상계항변에 대하여 원고가 소송상 상계의 재항변을 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① 법원이 소송상 상계의 재항변과 무관한 사유로 피고의 상계항변을 배척하..

피에르 불레즈 [8] - <파생 2>

아마추어 지휘자이자 음악평론가인 톰 서비스(Tom Service)가 가디언지에 이라는 제목으로 2008년 12월 런던 공연 후기를 기고한 것이 있어 번역해 본다. 짧은 영어실력에 터잡은 발번역이지만 너그럽게 봐주시길 바란다. Why Boulez is like a bait ball Tom Service: About half an hour into Dérive 2, it came to me what the music was making me feel like ... www.theguardian.com 숨가쁜 한 주였다. 월요일과 화요일에는 사이먼 래틀과 계몽시대 오케스트라의 슈만 교향곡 전곡 사이클이 있었다. 본능적이고 직관적인 연주였으며, 슈만은 19세기 작곡가들 중 가장 저평가된 인물이라는 것을 깨닫게 ..

음악/불레즈 2017.03.09

이안니스 크세나키스(Iannis Xenakis, 1922-2001)

이안니스 크세나키스는 1922년 루마니아의 브러일라에서 3형제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크세나키스의 아버지와 어머니 모두 음악에 조예가 깊었다. 어머니는 크세나키스가 5살일 때 출산 중 사망했지만 어린 크세나키스에게 음악적 관심을 많이 불어넣었다. 1932년 크세나키스는 스뻬체스 섬에 있는 기숙학교에 입학했다. 합창단에 가입하는 한편 기보법과 청음을 공부하며 음악을 배우기 시작했다. 이 시기의 크세나키스는 그리스의 전통 음악에 크게 경도되었으나 주로 몰두한 과목은 수학이었다. 1938년 기숙학교를 졸업한 크세나키스는 아테네로 이주해 대학 입시를 준비하기 시작했는데, 건축학과 공학기술을 전공할 계획이었지만 화성학과 대위법도 틈틈이 공부했다고 한다. 1940년 크세나키스는 아테네 국립기술대학 입학시험에 합격했..

로스트로포비치의 하이든 첼로 협주곡집

므스티슬라브 로스트로포비치(이하 '슬라바'라고만 씀)와 아카데미 관현악단의 1975년 녹음. 40년 넘게 수많은 이들의 극찬을 받아왔기에 굳이 나까지 거기에 보태야 하나 싶을 정도인 레퍼런스 중의 레퍼런스다. 일정한 음색, 균일한 비브라토, 고정된 템포에 거침없는 운궁으로 마치 드론으로 공중촬영하듯 음표들의 파노라마를 보여준다. 특정 음표에 대한 줌인을 전혀 하지 않고도 높은 몰입도를 유지한다(비슷한 컨셉의 해석을 안너 빌스마의 1989년 연주에서도 찾을 수 있는데, 지휘자인 슬라바와 음악학자인 빌스마가 서로 전혀 다른 방향으로 접근했음에도 같은 궤의 해석을 도출하는 것을 보면, 연구자로서의 시각과 자세는 연주 스타일에 확실히 영향을 주는 모양이다). 고전을 현대적인 언어로 논리정연하게 풀어내는 방법에 ..

음악 2017.03.08

피에르 불레즈 [7] - <응답(Repons)>

1981년작 은 오랜 시간 동안 지휘에 전념해 있던 불레즈가 다시 펜을 잡아 간만에 내놓은 대형 스케일의 작품으로, IRCAM에서 나온 작품들 중에서도 최고의 걸작으로 알려져 있다. 곡의 제목인 '응답'에는 많은 뜻이 있는데, 1차적으로는 솔로 악기들과 실내악단 사이의 대화, 악단과 관객들 사이의 대화, 잔향과 잔향 사이의 대화(스피커를 이용한 잔향 효과가 이 곡의 핵심이다)를 의미한다고 할 수 있고, 더 나아가면 서로 다른 여러 발상들 사이의 대화, 서로 다른 여러 계층들 사이의 대화 등의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다. 한편 불레즈의 전작인 에 대한 '응답'이기도 하다. 은 24명으로 구성된 실내악단, 디지털 프로세서, 여섯 개의 대형 스피커, 그리고 6대의 솔로 악기(하프·글로켄슈필·비브라폰·심발롬·두 ..

음악/불레즈 2017.02.28

피에르 불레즈 [6] - <한 겹 두 겹(Pli selon pli)>

세 번째 피아노 소나타를 완성한 후 휴식을 취하고 있던 불레즈는 쉴 참에 소프라노와 타악 앙상블 편성에 말라르메(Stephane Mallarme)의 소네트 를 가사로 차용한 을 작곡했다. 그 직후 북독일 방송 교향악단이 작곡을 부탁해 오자 불레즈는 같은 편성으로 역시 말라르메의 시인 를 입힌 두 번째 즉흥곡을 발표했다. 1959년에는 말라르메의 시 를 붙인 세 번째 즉흥곡이 탄생했다. 같은 해 기존의 단편 작품이었던 를 개작한 이 완성되었고, 이듬해 소프라노와 피아노를 위한 가 작곡되었다가 1962년에 관현악 편곡본으로 수정되었다. 이렇게 해서 5악장 성악곡 의 초판본이 6년에 걸쳐 완성되었다. 초판본 녹음은 불레즈 자신의 지휘와 BBC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1969년 이루어졌다. 1980년대에 이..

음악/불레즈 2017.0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