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1 5

변호사인 소송수행자

변호사로서 소송수행자를 하는 경우에도 변호사인 티를 내지 않는 것이 더 좋을 때가 있다. 서면에 들어갈 말은 다 들어가게 하되 폰트는 함초롬바탕으로 줄간격은 건드리지 말고 중간중간 오탈자 좀 섞어주고 변론기일에는 캐주얼하게 입고 나가고 그렇게 일반 공무원처럼 보이도록 노력하라. 그러면 지엄하신 판사님들께서 알아서 코치해줄 것이다.

감염병예방법 제49조

사실 제왕적인 조항이다. 일일이 입법을 해서 규율해야 할 내용까지 행정청더러 알아서 하라고 한다. 특히 문제는 못된 습관, 툭하면 집합금지를 시키는 버릇을 만든다는 것이다. 광역으로 대집행을 한바탕 하고 나면 십중팔구 그 이튿날 집단민원이 발생하는데 방역지침, 집합금지고시로 미리 막아버리고 위반하면 제재처분을 할 수 있다. 가능한 행정벌이 늘어난다는 것은 폭처법위반으로 고발할 수 있다는 것과는 차원을 달리하는 문제이다.

문해력

기록을 빠른 시간에 읽고 사건의 전말을 파악하는 능력 대부분의 지방의회의원에게는 그 능력이 없다. 물론 자신은 그 능력이 있다고 생각들 하지만 전문직 등 일부 특이케이스를 제외하면 실제로 그걸 가진 사람은 찾아보기 어렵다. 위원회에서든 행정사무감사에서든 결국 파편 몇 개에 의존해 까막잡기를 하게 된다. 재선 삼선 사선이 되어도 마찬가지이고 전문위원 두명이 붙어도 마찬가지이다. 단체장의 경우 역량면에서 특별히 나을 건 없으나 적어도 공무원들의 백업, 정보비대칭 버프 덕택에 외관상 티는 잘 안 나게 된다. 그렇지만 기록해석능력을 익히며 사는 삶 그것은 단체장, 의원이 되는 루트와는 십중팔구 거리가 멀다. 그래서 지방자치는 태생적으로 소모적이고 피로할 수밖에 없다.

과태료

지방의회의 서류제출요구(행정사무감사)에 정당한 사유 없이 불응하는 경우 과태료 부과대상이 된다. 이 경우 의장이 단체장에게 불응사실을 통보하면 단체장이 과태료부과처분을 하게 되어 있는데 서류제출 요구의 대상이 단체장인 경우에는 실질적으로 과태료 제재가 불가능하게 된다. 자기 자신에게 과태료를 부과한다는 것은 개념상 가능하지도 않을뿐더러 가능하다 해도 현실성이 없기 때문이다. 마땅한 보복수단이라고는 단체장을 직무유기죄로 고발하거나 예산을 삭감하는 방법 정도밖에는 없다. 이 경우 단체장도 맞고발을 하거나 재의요구, 의결무효소송으로 대응할 수 있다. 재의요구는 대개 기삿거리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