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6 2

베토벤: 교향곡 7번 - 브루노 바일, 타펠무지크

교향곡 5번의 경우 전 악장을 관통하는 스토리가 있고 1,3,4악장에 비슷한 동기가 반복해서 제시된다. 암흑에서 광명으로 나아가는 기승전결이 가지는 설득력과 특정한 동기의 반복이 주는 통일성이 곡 자체에 내재되어 있기 때문에 전체적인 밑그림을 신경쓰지 않고 세부묘사에만 천착해도 해석의 공백이 잘 생기지 않고, 소규모 악단으로도 의외로 들을만한 연주를 현출할 수 있다(이것은 3번에서도 비슷함). 반면에 7번은 악장들의 통일성이 거의 전적으로 리듬에만 의존하는 편인데, 4개의 악장들이 각자 성격이 완전히 다른 독특하고 중독성 있는 리듬을 발산한다는 것 자체가 7번이 제시하는 주제라고 할 수 있다. 악장들 전체를 궤뚫는 의도적인 흐름이 내재되지 않은 작품이기 때문에 지휘자가 직접 밑그림을 만들어 줘야 하는데,..

음악 2013.06.30

베토벤: 교향곡 5번 - 피에르 불레즈, 뉴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

3악장 도돌이표를 준수하는 최초의 녹음이다. 수십년 전 이 곡의 3악장 스케르초 부분의 도돌이표가 있었을 것이라는 논문이 발표되었는데 불레즈는 그 견해에 확신을 가지고 이 녹음에 반영을 한 것이다. 1980년대 들어 본래 있었던 도돌이표가 누락되었다는 사실이 밝혀짐에 따라 불레즈의 시도가 옳았음이 증명되었고 이후 로이 굿맨과 하노버 밴드의 1983년 녹음을 시작으로 노링턴과 호그우드 등의 시대악기 연주자들이 3악장의 반복구를 이행하기 시작하여 이제는 3악장 도돌이표를 지키는 경우가 많아졌다. 재미있는 것은 블롬슈테트와 슈타츠카펠레 드레스덴의 1977년 연주가 반복구를 이행하고 있다는 사실인데 이 당시는 도돌이표 누락사실이 확정적으로 공인되지 않은 때였다. 마찬가지로 텐슈테트와 킬 필의 1980년 녹음에서..

음악/불레즈 2013.06.28